화면 중앙에 날카로운 눈으로 왼손에 견삭을 들고 서있는 부동명왕을, 낭떠러지에는 그 권속인 팔대동자를 다양한 모습으로 그리고 화면 좌측 하단 위로 땅에 꽂힌 보검, 구리카라 용이 감긴 구리카라 용검이 그려져 있습니다. 이 팔대동자 그림은 ‘이누나키 부동 출현도’의 본존으로 지금도 소중히 여겨지고 있습니다. 그림 좌측 상단에 ‘도바이’라고 읽히는 붉은 도장의 흔적이 있다는 점에서 도바이가 그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. 도바이는 지쿠고(현재의 후쿠오카 남부)에서 태어나서 고야산에서 수행하고 셋슈 도요에게 배운 화가입니다. 이 작품은 곳곳에 금박이 있는 섬세한 작풍이지만, 견목과 부채에는 무로마치 시대(1336~1573년) 특유의 거친 모습이 보입니다.